11 3 / 2012

글을 시작하며

여러분 안녕? <중립적으로 빨리 읽는 강정마을>입니다.

이 글은 2000년 후반부터 숨가쁘게 달려 온 제주도 해군기지에대해 입문자들을 위해 ‘간략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입문자 탈출을 위해 ‘더 많은’ 정보를 얻고자 오셨다면 죄송하지만 다른 곳을 찾아주세요.

저도 사람인지라 실수 혹은 그릇된 생각과 판단을 합니다. 만약에 이 글을 읽다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발견하게 되신다면 거침없이 태클을 걸어주세요. 다만 글에서 찾을 수 있는 의문점에 대한 질문이나, 인신공격에는 일일히 대응하지 않겠습니다.

아, 그리고 굉장히 아쉬운 점이지만 아래의 분들은 태클을 거실 수 없습니다.

1. 극좌와 수구꼴통

2. 평화주의자(부정적 의미는 아닙니다!)

이유 : 먼저, 극좌와 수구꼴통까지 상대해드릴 시간은 없습니다. 커뮤니티에 가시거나 거리로 나가세요. 두번째, 평화주의자분들과는… 토론하시기 불가능하신 분들인 거 같아요. 애초에 모든 걸 평화로 풀자는 분들이시니까요. 공개적 토론 말고 따로 이야기합시다!

자, 그럼 강정마을을 ‘중립적으로’ 빨리 읽어 봅시다!

원래부터 강정마을인가? 해군기지는 왜 필요한가?

1. 원래 해군기지는 화순항에 건설될 예정이었으나, 2002년에 현재 강정마을과 비슷한 이유(환경단체와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되었습니다. 그후, 2007년에 강정마을의 활발한 유치운동에 따라 강정마을로 지정되었습니다.

2. 해군기지의 초안이 나온 것은 1993년으로 제주 남방 항로를 보호해야된다는 논리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이는 대한민국의 수입출량의 99.8%가 이 항로를 지나기 때문입니다.

3. 근래에 들어서는 중국과의 이어도 분쟁문제를 사유로 들기도 합니다.

구럼비요?

4. 사실 구럼비 바위라는 명칭은 반대시위가 시작된 후 반대단체들이 붙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5. 그렇다고 해서 구럼비 바위가 사기라는 것은 아닙니다. 이 바위는 반대운동의 입장에 있어 아이콘과 유사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실제로 많은 보호동물들의 서식처입니다.

6. 하지만 구럼비 바위를 반대의 ‘거대 명분’으로 내세우는 것에 대해서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안보요?

7. 항로의 보호라는 명분은 타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이 이 항로에대한 강제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죠.

8. 이어도 분쟁에대한 명분 역시 타당성이 없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다만, 실제로 직접적 충돌이 일어나게 되면 그 문제가 단순 군사력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함정입니다.

9. 진짜 문제는 우리나라 해군의 기지를 미 해군이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10. 우리나라 군은 현재, 미군을 위한 지상시설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이를 일축하고 있습니다만 함정은 해군기지 건설 계획에 미군 핵잠수함 정박을 위한 부두(이에 관해서는 불투명합니다.)와 15만톤급의 배(일단은 크루즈라고 하고 있습니다.) 2척이 정박할 수 있는 규모의 부두가 있습니다.

11. 이에 반대론자들은 ‘과연 정말 제주 해군기지가 자주국방을 위한 기지가 될 것인가?’란 반대론을 던지고 있습니다.

근데, 해군기지 반대에 MB OUT! 이요?

12. 현 정권에서 벌어졌던 여러가지 시위들과 마찬가지로 해군기지반대운동 현장에는 MB OUT!이라는 구호들이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13. 이 해군기지가 현 정권만의 잘못이라면 아무 문제가 없겠습니다만 한명숙 총리를 비롯한 노무현 정부 당시 이 해군기지에 찬성했던 여러 진보인사들이 기지 반대 의사를 표명하여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14. 사실상 한나라당이 추진하여 반대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지적이 찬성론자 측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추진과정에서의 불투명함이 문제라던데요?

15. 화순항에서의 예정지 취소 때와 다른 정부의 대처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16. 화순항이 아직 예정지였을 때, 정부는 주민들과 환경단체에 반대에 따라 예정지 확정을 보류했습니다. 하지만 강정에서는 그런 조치가 없었습니다.

17. 강정이 유치 운동에 활발했었다는 것도 강정마을 주민의 일부에 불과했다, 사실상 날치다. 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18. 의회 통과 같은 과정들 역시 강행처리(날치기)로 처리된 과정이 많았습니다.

19. 이 정도의 반대라면 재숙고를 해볼만도 한데, 정부는 재논의에대해 회의적입니다.

해양생태계보전지역,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보호구역이라던데…


20.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사실이 아닙니다. 강정은 이 지역들(해양생태계보전지역, 유네스코 생물권보호구역)과 ‘인접’해있는 지역입니다.

21. 제주자치도에서 지정한 ‘절대보존지역’이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기지 건설을 위해 2011년 3월 15일 제주도 의회가 ‘해제동의’를 함으로써 현재는 ‘절대보존지역’이 아닙니다.

환경파괴가 문제라던데…

22. 2000년 후반 화순항 시절부터 환경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왔습니다.

23. 확인된 멸종위기 동식물이 12종에 달한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24. 조선일보는 이 지역에 서식하는 붉은발말똥게를 유사환경으로 이식하였음으로 별문제가 없다는 식의 논조로 보도를 하였습니다만, 포획하여 유사환경으로 이식한다는 것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25. 서식지 하나를 날려버리면서 환경에 별 문제를 끼치지 않는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는 주장입니다. 이미 서식지 하나를 ‘파괴’한 뒤이니까요.

26. 정부는 환경영향평가에서 1심 무효를 선고받았지만, 공사를 강행했습니다.

27. 공사과정과 완공 후 제주도 연안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무시할 수준이 아닐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요?

27. 네, 15만톤급 크루즈 2대가 동시에 입항할 수 있습니다.

28. 다만, 방어를 목적으로 하는 항구에 크루즈가 입항을 하려할 것인가? 15만톤급 크루즈는 세계에 7대밖에 없다는 등의 회의적 입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문제가 무엇인가요?

29. 제주해군기지의 총체적 문제점은 ‘처리과정에서의 비민주적 행태’‘이성적 반대가 아닌 무조건적 정권과 여당에대한 정책 반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해적이요?

30. 현재, ‘고대녀’ 김지윤씨의 ‘해적기지’ 발언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김지윤씨 본인은 ‘상대방이 고의적으로 부정적 해석을 한 것, 자신의 의도는 강정마을에서 해적질을 하고 있는 단체를 비판하는 것었다’라며 발언 철회를 하지 않을 것으로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트위터리안들은 이 발언에 대해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만 그리 현명한 행동은 아니었다는 의견이 중론입니다.


즐겁고, 보람차게 읽으셨나 모르겠습니다. 이것으로 강정마을의 현세태를 파악하셨다면 저로서는 매우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혹 글에 불만이 있거나, 추가하고 싶으신 내용이 있으실 경우 제 이메일 gradeufok@gmail.com이나 덧글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12 2 / 2012

편혜영특집 전의 지나가는 리뷰는 &lt;비카인드 리와인드&gt;!!

편혜영특집 전의 지나가는 리뷰는 <비카인드 리와인드>!!

09 2 / 2012

다음 리뷰는 편혜영 작가의 &lt;재와 빨강&gt;이 될 예정인데&#8230;
역시나 간단한 리뷰란 없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문학리뷰란 영화리뷰와 사뭇 달라 책 한권을 리뷰하더라도 작가의 모든 작품을 꼼꼼히 다시 읽어보지 않으면 리뷰가 불가하다. 작가의 작품관에 대한 전체적 이해가 존재하지 않으면 감상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리뷰가 나오는 것이다.
아, 세상에.
&lt;아오이가든&gt; &lt;사육장쪽으로&gt; &lt;저녁의 구애&gt; 그리고 민음사 버전 카프카의 &lt;변신&gt;까지 총 4권의 책을 더 읽고 다시 돌아옵니다. 

다음 리뷰는 편혜영 작가의 <재와 빨강>이 될 예정인데…

역시나 간단한 리뷰란 없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문학리뷰란 영화리뷰와 사뭇 달라 책 한권을 리뷰하더라도 작가의 모든 작품을 꼼꼼히 다시 읽어보지 않으면 리뷰가 불가하다. 작가의 작품관에 대한 전체적 이해가 존재하지 않으면 감상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리뷰가 나오는 것이다.

아, 세상에.

<아오이가든> <사육장쪽으로> <저녁의 구애> 그리고 민음사 버전 카프카의 <변신>까지 총 4권의 책을 더 읽고 다시 돌아옵니다. 

09 2 / 2012

tumblrbot asked: WHERE WOULD YOU MOST LIKE TO VISIT ON YOUR PLANET?

UK! I want to go to the UK!

09 2 / 2012

1. 저렇게 깔끔하게 지면 상에서 잘리는 이미지를 난 어디서 구한거지.

2. 4개월 동안 썼지만, 뭔 개소린지 정리도 안 되고…

3. 걍 망했네. 다음 리뷰는 어떻게 얼굴 들고 쓰지;;

09 2 / 2012

<Super8의 티저>

 영화 super8의 티저가 공개되었을 때가 기억난다. 요란스럽게 기차가 탈선하는 장면, Area 51과 가까운 공군기지, 오하이오의 비밀 시설로 이동되었어야 할 물체들, 기차를 탈선시키는 트럭, 화물칸을 탈출하는 의문의 생물체. 티저가 공개되었을 때, 관객들은 이 영화가 클로버필드를 뺨치는 괴수, 스릴러, SF영화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하지만 막상 영화가 개봉되자… 그 실체는…

<Super8의 포스터>

 영화가 개봉하기 전부터 쌍J(J.J.에이브람스)는 이미 이 영화가 자신의 어릴 적 향수(그러니까 스티븐 스필버그에 대한 동경)를 듬뿍 담은 영화라고 홍보를 하고 있었다. ‘ET에대한 오마주’라고 말이다. 이 마당에 무슨 ‘괴수, 스릴러, SF영화’를 기대하겠는가. 쌍J식으로 멋지게 리파인된 외계인이 등장하는 가족영화를 기대해야지. 한국의 관객들 역시 그런 식의 기대를 품고 극장에 왔어야했다. 하지만 한국의 관객들은 예고편만 본 채 로스트와 클로버필드를 기대하며 극장에 와서 자신의 눈 앞에 펼쳐진 ‘스필버그풍의 가족영화’를 보고 실망한 채로 극장을 나설 수 밖에 없었다.

<영화 속의 영화 촬영씬>

 이 영화의 영미권 성적은 준수한 편이다. 30~40대(쌍J와 같은 연령대) 관객의 향수를 영리하게 자극했기 때문이다. 물론 영화의 수준 자체도 준수한 편이다. 막상 작정하고 뚜껑을 열어 보면 ET 역시 멀끔한 명작이 아니었듯이 이 영화 또한 마찬가지다. 신세대에게 80년대의 ET와 같은 느낌과 경험을 선사해줄 수있는, 그런 영화다. 한국에서는 <지구를 지켜라 때>와 같이 홍보 실수로 지나치게 저평가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줄거리는 어디선가 많이 봤던 그런 식의 줄거리이다. 배경은 1979년(스리마일섬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라디오뉴스를 통해 언급되며, 주인공들이 The Knack의 My Sharona를 부른다.), 영화의 시작에서 주인공, 조의 엄마는 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그리고 4개월 후,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조와 친구들은 영화제에 내놓을 단편 좀비 영화를 찍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 어머니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동네 말썽쟁이 아저씨의 딸이 좀비 영화에 새로 추가된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합류하고, 동네 외곽의 기차역에서 영화를 촬영하던 중 그들은 열차 탈선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열차를 탈선 시킨 주범은 알고 보니 그들의 과학선생님이요, 뭔가를 많이 알고 있는 듯해 보인다.(어떻게 트럭으로 열차를 탈선시키고도 살아있냐고 물으신다면… 저도 대답해드릴 재간이 없습니다.) 열차 탈선 사건 이후, 마을에서는 이상한 일들이 연이어 벌이지고, 주인공들은 영화를 찍는 과정에서 계속 괴이한 사건들과 마주치게 된다. 끝내는 주인공과 사람에 빠진 그 말썽쟁이의 딸마저 괴물에게 납치되고 마는데…(줄거리를 조금이라도 더 세련되게 소개하고 싶다.)

 영화의 네러티브에 관해서 정말 솔직한 평을 하자면 해운대를 연상하는케하는 구조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이 영화가 해운대와 동급이라는 뜻은 아니다.(물론 해운대 역시 훌륭했었지만 어딘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었다.) 구조(이런 네러티브 구조야 다른 영화에서도 많이 썼겠지만 당장 생각나는 것은 해운대 밖에 없다.)가 비슷하다는 것이다. 일상적인 일상에서의 인간관계의 꼬임, 쉽게 극복할 수 없는 마음의 상처, 사랑 등이 존재하는 가운데 자연재해 혹은 초자연적 현상이 개입하고, 그 현상들의 간접적 영향으로 인해 앞에서 말했던 여러 문제들이 해결되고 인물들이 성장하게 되는 이러한 이야기의 구조가 유사하다는 뜻이다. 여기서 굳이 이야기를 전개하는 스킬에 있어 우열을 가리자면 아무래도 super8이 우세하다. 해운대는 이미 살짝 꼬여있는 인간관계들을 도대체 저걸 어떻게 풀려고?라는 물음이 들때까지 꼰 후에 “쓰나미”라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등장시켜 “내 쓰나미로써 너희들의 갈등을 풀어주겠노라”라는 느낌으로 결말을 유도하는 반면 super8은 초자연적인 존재인 탈출한 괴물(외계인)을 통해 뭔가를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 탈출한 괴물은 자신의 목적(우주선 재건)을 위해 움직일 뿐이고, 주인공들은 그 괴물의 행동에 영향을 받을 뿐이며 자신의 문제는 자신의 힘으로 해결한다. 갈등의 해결구조가 작위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super8이 더 훌륭하다. 어머니라는 매개체가 사라져버린 아버지와 아들의 어색하고 불안한 관계는 모든 상황이 종결된 후 아들을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봉쇄된 마을로 온갖 어려움을 해치고 돌아온 아버지와 여친을 구해낸 아들이 폐허 한가운데에서 만나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회복되고, 자신의 아내를 죽인 원흉(사고가 있었던 날에 이 녀석이 술 먹고 출근을 안 해서! 내 와이프가 대신 일하다가! 시밤쾅!)과 주인공 아버지의 화해는 각자의 자식을 찾기 위해 마을을 향해 함께 달려가는 지프 안에서 굉장히 담담하게 이루어진다. “그 날(장례식날), 너희 집에 찾아간 건 사과를 하기 위해서였어. 다 내 탓이라고, 미안하다고 말해주고 싶었어.” “사고였잖아. 괜찮아.”(이 말을 할 때, 카메라는 아버지의 입에 포커스를 맞추는데 굉장히 담백한 인상을 주는 연출이었다.) 그리고 주인공과 단짝이 여주인공을 놓고 벌이는 갈등은 괴물의 영향으로 해소되지도 않으며, 주인공과 여친의 관계는 괴물이 여친을 납치하기 전에 이미 완성된 상태였다. 이렇듯 괴물은 인물들의 갈등 해소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는다. 괴물은 단지 간접적인 촉매일 뿐이다.

<쌍J씨의 TED강연> (다행히도 한글 자막이 있다.)

 언젠가 쌍J씨는 그 이름도 찬란한 TED에 연사로 섰던 적이 있다. 그는 이 강연에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죠스와 ET의 ‘진짜 주제’에 대해 열변을 토했는데, ET의 진짜 주제를 ‘이혼 위험에 빠진 가정과 그 속에서 자신의 갈 길을 찾지 못한 한 아이의 이야기’라 말하고, 이러한 작품을 도작(ripping up)할 때는 ‘외계인, 우주선 등을 배끼는 것이 아니라 등장인물과 상황을 배껴야 한다.’고 말했다. 시간이 흘러, 그는 super8이라는 영화를 발표했고 그 영화는 그가 위의 강연에서 역설했던 것들이 여실히 들러나있는 영화였다. 쌍J는 앞서 말했듯이 이 영화를 통해서 자신의 유년기의 동경을 표현하고자 했다. ET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말하듯이 이 영화는 ET의 ‘하드코어’버전이다.(확실히 유혈이 낭자하다. 물론 그렇게 막 튀진 않고.) 하지만 그가 강조했듯이 ‘비주얼’만 강조된 것이 아니다.(물론 마지막에 외계인이 타고 귀환하는 우주선이 멋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가 없다. 물론 외계인의 그 클로버필드 특유의 디자인도.) ET를 계승한 주제의식 또한 한층 강화되었다. 쌍J는 주인공의 연령을 높여 로미오와 줄리엣풍의 사랑을 집어 넣고(스필버그가 ET를 만들적에 잘 다루지 못했던 소재들 중에 하나다.), 어머니를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함으로써(돌아올 여지가 있는 이혼이 아니다!) 주인공을 ET의 주인공보다 좀더 길을 잃게 만든다.(적어도 의도는 그렇게 보인다. 실제로는 그렇게 길을 잃은 것 같지 않으니.) 그리고 외계인을 우군이 아닌 표면상 적군으로 설정해 ET와의 차별화를 꾀한다. 

그리고…

<아이언 자이언트!>

 물론 외계인이 자신의 별로 귀환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을 해서 귀환을 한다는 것은 ET와 일맥상통하는 주제이다. 그리고 쌍J씨 스스로가 ET의 오마주(라고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라는 늬앙스의 발언들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상에서 의문을 제시하는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다. 물론 이 ‘아이언 자이언트’에 대한 언급은 굉장히 소모적 논쟁을 불러오고 “그래서 쌍J가 아이언 자이언트를 표절했다는 거야, 뭐야?”급의 어그로를 끌 것이란 건 잘 알고 있다. 다만 이 영화가 쌍J가 의도했던 의도치 않았건 간에 아이언 자이언트와 굉장히 닮아있다는 말을 하고 싶을 뿐이다.

 먼저 이야기 했듯이 Super8은 ET보다는 Iron Giant와 소재적인 면에서 더 많은 점이 닮아있다. 첫째로 뛰어난 기술들로 인해 군사들에게 사로잡혀있거나, 그들에게 쫓긴다. 둘째로는 단신으로 우주에서 날아온 존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ET는 그리 커다란 사건을 몰고 오지 않지만(후반부의 큰 소동을 아이언자이언트의 그것이나 Super8의 그것과 비교하겠다면 정말 미련한 짓일 것이다.) 아이언 자이언트와 Super8의 외계인은 그렇다.

 써놓고 보니 무슨 쌍J가 아이언 자이언트를 표절했다는 것 같은데, 앞서 강조했다시피 그런 것은 아니다. 이 맥락 없는 아이언 자이언트 이야기는 그냥 이 영화를 보다 보면 이런 생각도 들 수 있다는… 발상의 제시일 뿐이다. 

 사실 이런 식으로 논리를 전개해 나가다 보면 Super8과 아이언 자이언트의 유사점보다면 ET와 아이언 자이언트의 유사점에 더 집중하게 되는데, 요컨데 이런 식이다. “Super8에서 주인공과 외계인 간의 정신적 교감을 찾아보자면 전 영화를 통틀어서 한씬밖에 없는데, 아이언 자이언트와 ET는 전 영화에 걸쳐서다.” 1차원적이고, 소모적인 논쟁을 불러오는 또다른 떡밥이지만 어쩔 수 없다. 아이언 자이언트 이야기를 꺼낸 것부터가 잘못이고, Super8을 ET와 비교한 것부터가 잘못이다. 이렇듯 이 세 영화는 상당수의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결손 가정, 어른들의 음모, 외계인, 모험, 우정… 이미 공식화 되어 버린 소재들이다. 현재의 시점으로써는 복고적 소재이기도 하고.

 거대한 소모적 흐름에 빨려 들어가는 것에서 벗어나 다시 Super8에 대해 얘기해보자면 이렇다. 이 영화는 뻔하지만 군더더기가 없다, 물론 쌍J가 만들었으니 당연하지만.(떡밥을 빼니 두배로 담백하다.) 그리고 철저히 스필버그식 가족영화이다, 물론 21세기식으로 리파인되어 과도하게 신파로 흐르지 않는. 매우 훌륭한 영화지만, 이 안에서 거창한 메시지를 찾는 건 ET vs Iron Giant만큼 미련한 짓일 거다. 그냥 돈 주고 다운로드 받아서, 아이들과 팝콘그릇을 안고 소파에 앉아서 어렸을 때, ET를 보던 그 시절을 떠올리면서 보기 좋은 영화다.

영화의 느낌 : 따뜻함, 설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