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과 멍청함_2014_02_09

지난 시간 속 후회되는 순간이 되돌아온다해도 나는 그때와 같은 심정으로, 눈을 딱 감고, 또다시 후회되는 일을 저지를 것 같다. 우리의 시간은 그만큼 가볍지 않다. 바보처럼 보이고, 후회되더라도 아름답다.
의자에 앉아있을 때, 밥을 먹을 때, 해가 지고 난 뒤 차갑게 식은 바람을 맞으면서 너희들이랑 같이 학교를 내려갈 때, 또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다시 학교에 올라갈 때, 서로를 별 것도 아닌 걸로 놀릴 때, 이야기를 할 때, 싸울 때, 모래알 같던 우리가 합심해서 누군가와 싸울 때,
그 순간 하나 하나가 모두 아름답다.
'인간의 멍청함이 가진 힘을 과소평가하지 말라'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너무 어렸고 멍청한 짓을 많이 했더라도, 우리는 멍청했기 때문에 위대했다. 우리가 지금 롤모델로 삼고 있는 한 명 한 명의 과학자, 사업가, 소설가, 시인, 청치인, 철학자, 사회학자, 역사학자 모두가 과거에 한 번쯤은 “멍청한 짓이군!”이라는 말을 들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모두들 “똑똑한 행동”과 타협하지 말고, 우리가 욕했던 어른들을 닮지 말자.
우리는 멍청했기 때문에 위대했다.

 2014.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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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zen과 눈의 여왕_2014_02_06

Frozen과 눈의 여왕

겨울왕국Frozen은 훌륭한 영화이지만, 안데르센의 원작인 <눈의 여왕>에 비하면 평면적이고 특유의 신비스러운 맛도 없다. 안데르센의 원작이 가진 악마의 거울이 눈과 가슴에 박혀 세상 모든 것이 추하게 보인다는 설정과 눈의 여왕의 두번의 키스가 가지고 있는 의미와 이미지는 <눈의 여왕>이 동화임에도 숨길 수 없는 호러적 요소와 섹시함을 뿜어낸다.

디즈니는 지금까지 <눈의 여왕> 프로젝트를 겨울왕국까지 포함해서 총 4번 진행했다. 과거의 프로젝트들은 모두 <눈의 여왕>의 요소들을 그대로 살리면서 현대화/디즈니화를 시도했다가 실패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몰랐다. <눈의 여왕>이 가지고 있는 그 유년기적 일요일 오후의 권태스러운 불편함을 그대로 재현해내기 위해서는 1940년도에 월트 디즈니가 직접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엎어지지 말아야했다. 40년도에 개봉했던 <판타지아>에 삽입되었던 어두운 분위기의 단편들을 생각해보면 당시 디즈니는 <눈의 여왕>의 분위기를 충분히 재현해낼 수 있었다. 하지만 85년도, 어두운 분위기를 시도했던 타란의 대모험The Black Cauldron이 흥행에 대실패하면서 디즈니는 아동의 눈높이에서 크게 벗어나는 애니메이션 제작을 자제하게 된다. 그 때문에 90-00년대와 2010년(Alan Menken 진행)에 진행되었던 <눈의 여왕>은 원작과 전혀 다른, 이른바 디즈니 프린세스가 등장하는 노선을 추구하게 되었다.

현재 우리가 익숙한 겨울왕국의 포맷이 처음 등장한 것은 2010년, Tangled의 음악감독이었던 Alan Menken이 새 프로젝트 “Anna and the Snow Queen”을 시작하면서였다. 이 프로젝트에서 히로인인 안나가 처음으로 등장했고, 이후 포맷이 3D로 바뀌고 눈의 여왕과 안나가 자매라는 설정이 생기면서 Frozen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현재 <마리이야기>와 <천년여우 여우비>를 감독한 이성강 감독이 중앙아시아를 무대로 한 <눈의 여왕>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겨울왕국은 <눈의 여왕>과는 별개의 이야기로 생각하는 것이 편하다. 개인적으로는 <눈의 여왕>이 더 섹시하다.

2014.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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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zen>을 보고 글 쓰다가 느낀 것 몇 가지_2014_02_05

Frozen의 에렌델은 억눌려있던 욕망이 폭발하는 사춘기시기 소녀의 마음 속을 형상화한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교육학적 프레임에서 읽어도 좋다.

엘사의 캐릭터가 지금까지 부정적으로 묘사되어왔던 상징들의 조합임에도 불구하고, 작품 내내 그녀를 이해하고자하는 시선으로 그 기원부터 극복까지 묘사된다는 점에서 Frozen은 Wicked와 뿌리를 공유하는 면이 있다. 그런 점에서 나는 이 영화의 악역 포지션을 엘사가 가져갈 줄만 알았다, 중반까지는.

이 영화의 내러티브는 그렇게 탄탄하게 잘 짜여진 편이 아니다. 이 영화와 비교할 만한 가장 적합한 디즈니 영화는 Tangled라고 볼 수 있는데, 이 영화는 비교적 단순한 이야기 구조를 지닌 Tangled와 비교했을 때도 완성도 면에서 객관적으로 많이 뒤진다. 인물 간의 비중은 애매하고, 스토리 상에 커다란 전환들이 복선 없이 벌어져 다소 뜬금없다. 구조의 중간중간이 듬성듬성하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Tangled보다 재미있고,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Tangled보다 인물들이 입체적이고, 관객들이 중간중간의 구멍을 잊을 만큼 굵직한 서사적 아이템들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엘사의 Let it go는 묘한 카타르시스를 자극하는 면이 있다. 사춘기의 감성이 폭발하는 모든 장면에서 젊은이들은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지 않는가.

201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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